구름이의 에세이
인연 본문
인연이라는 건 참 묘해.
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,
아무런 관심도 없는 사람이 늘 내 곁을 지켜주기도 하니까.
알고 있었어.
예상했어.
네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란 걸.
너는 철저히 자기중심적이고, 네 생각만 하고 산다는 걸.
내가, 우리가, 너에게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걸.
그런데 있잖아.
그래도 마음이 아프네.
너와 함께한 시간들이 아까우면서도,
너와 함께한 시간들이 날 너무 아프게 해.
너는 나를 지독하게 싫어했고,
경멸했고,
분노했는데,
나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그런 너의 감정들을 전부 받아줬는데,
왜 내 눈엔 네가 예쁠까.
왜 너에게 품었던 감정들이 내게는 소중할까.
상처받는 게 싫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곁을 잘 안 내어주는데,
이상하게 너에게는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싶더라.
나의 모든 일정을 너에게 맞추고,
버는 족족 너와 함께하는 데 쓰고,
하루종일 네 생각만 하며 보냈는데
나는 너를 잡을 수 없더라.
우리는 인연이 아니었고,
나는 같은 상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.
아까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말이야.
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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